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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시민의 소리

이런 청문회를 왜 하나?



                                                                                              

 

 

                                                                                                                                         전 대 열 

                                                                                               大記者. 전북대 초빙교수

 

 

청문회라는 제도가 우리나라에 도입된 것은 아마도 미국의 영향력이 가장 컸을 것으로 생각된다. 미국의회는 일찍부터 청문회를 시작하여 가히 청문회 왕국이다.

 

국민의 대표기관인 국회가 행정부 사법부에서 임명하는 장관과 대법관에 대한 청문을 실시하는 것은 기본이요, 그 외에도 무슨 사안만 발생하면 즉각 청문회를 연다.

 

여기에 걸려들면 과거사는 물론이요 미래에 대한 비전까지 모두 여과되지 않을 수 없다. 청문을 받기 싫은 사람은 아예 자리를 사양함으로서 곤혹에서 벗어난다.

 

미국의 청문회 제도는 지금 많은 나라에서 빌려다 쓰고 있다. 하지만 형식은 청문회라고 하지만 그 실속은 전혀 다르다. 우리나라의 청문회는 청문 선진국인 미국과 달리 해봐야 별 것 아니다라는 기류가 팽배해져 있다.

 

이번에 새로 지명된 장관이 7명이다. 모두 관계 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베테랑급으로 소개되었다. 누가 보더라도 해당부서의 내용을 비교적 샅샅이 알고 있는 경력의 소유자들이다.

 

이들이 책임 있는 자리에 앉게 되면 숙맥이 아니기에 아랫사람들에게 휘둘리지 않고 능숙하게 일을 처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그런데 일단 청문대상이 되면 제일 먼저 언론의 집중적인 검증을 피할 방법이 없다. 언론의 사명이기 때문이다.

 

장관쯤 되면 권력을 휘두르는 자리이기 때문에 맨 처음 걱정해야 되는 점이 청렴결백이다. 권력을 이용하여 행여 부정과비리를 저지를까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부정비리는 과거의 행적에서 출발한다.

 

여기에 적합한 사람은 흔하지 않겠지만 최소한도 기본은 되어 있어야 낙제점은 면할 수 있다. 과거 정부에서나 현 정부 역시 높은 도덕성을 요구하면서도 가이드라인을 제시하여 최소한의 기준은 이래야 한다.”고 적시하고 있다.

 

위장전입, 부동산투기, 논문표절, 취업특혜, 병역면제, 선거부정, 부정대출, 막말, 거짓증언, 뇌물수수, 세금탈루 등등 나열하자면 수도 없이 많은 부정사례에서는 해당되지 않아야 적격이라고 대통령 선거공약과 국정지침에서 약속하였다. 이 기준은 일반 국민들이 납득할 수 있는 기초적이며 상식적인 것이지 결코 지키기 어려운 고단위 기준이 아님을 누구나 안다.

 

나라의 곳간을 책임져야 하는 장관의 행적은 이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가장 낮은 수준의 요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언론의 검증과 야당의 기초검증에 통과한 사람은 아예 없다. 이번에 지명된 7명의 장관 후보자뿐만 아니라 과거의 후보자들도 대부분 기준을 100% 통과한 사람은 없었지만 이번과는 약간 달랐다. 다른 기준과 겹쳐 모두 부정비리의 표상으로 부각되었다.

 

야당은 길길이 뛰며 지명철회와 자진사퇴를 요구하고 있으며 언론에서도 이에 동조하는 분위기다. 심지어 친정부적인 신문까지도 일부 후보자에 대한 부정적 보도를 대서특필하고 있어 심상치 않은 기류가 흐른다.

 

문제는 7명의 후보자들이 청문회에 임하면서 전혀 긴장하지 않는 모습을 보인 것이 특이한 풍경이었다. 국회 청문회장에 들어오면 우선 오금이 저린다는 말을 많이 하는데 이번에는 모두 태평한 얼굴들이다.

 

대부분 자녀들에게 재산을 기증하고도 증여세를 내지 않고 있다가 지명되자마자 몇 천만 원씩 거금을 납부했다. 소득세 탈루자도 있다. 정부에서 내세운 기준에 크게 먼 후보자들도 뻔뻔한 얼굴로 청문에 임했다.

 

청문회 보고서가 채택되든 말든 그까짓 것은 걱정할 필요도 없다는 태도다. 지금까지 문재인정부가 보여준 행태는 청문회에서 부정판단을 받아 보고서가 채택되지 않더라도 돌아보지도 않고 임명을 강행해 온 전례가 있기 때문에 국회의원들의 질책쯤이야 눈감고 못들은 척 시간만 끌면 된다는 자신감에 충만해 있는 듯했다.

 

그들이 공통으로 사과한 말은 어쩌면 과거와 그렇게 똑같을 수 있을까. “국민의 눈높이에 맞추지 못하여 죄송하다국민의 눈높이는 가장 낮은 단계이지 맞추지 못할 만큼 높은 수준이 아님은 천하가 다 안다.

 

국민들은 옥탑방에 살더라도 장관후보자더러 같이 살자고 하지 않는다. 거주할 집 한 채만 있으면 되지 다주택자로 부동산투기 의혹을 받을 필요가 없지 않은가. 딸과 사위에게 위장증여를 해놓고 그 집에 월세를 내며 그대로 주저앉아 산다는 어느 후보자의 생쑈는 처연한 마음까지 일게 한다.

 

청문회는 모두 끝났고 야당이 반대하여 보고서 채택은 불발이다. 때마침 헌법재판소 재판관후보자의 주식보유액수가 35억이라는 액수가 불거져 나오는 통에 어안이 벙벙한 판에 청와대 김의겸 대변인의 부동산 투기의혹이 일파만파를 일으키며 결국 대변인 직을 사퇴해야 하는 지경에 이르렀다.

 

전 정권의 부도덕성을 후려치던 칼날이 이번 장관 청문회에서는 구태의연하게 보고서 없이 임명강행으로 이어진다면 무뎌진 칼날을 내버려야 할 것이다. 그리고 이런 청문회는 구태여 하지 않기로 법을 개정하든지 그렇지 않으면 모두 인준을 받도록 개선하는 방향으로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줄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